무릇 이 절의 창건은 두운杜雲스님 당시에 있었으니 이 전각(상향각) 역시 천여 년이 되었겠으나 몇 차례나
고치고 수리하였으며 지금보다 더 온전했는지 알지 못하겠다. 글로 남은 자취가 난잡하고 어지러워 전말顚
末을 상고하기 어려우니 참으로 한탄스럽다.
건륭乾隆23년 무인戊寅(1758) 봄에 이르러 가선嘉善인 경순敬順비구가 홀로 대시주大施主가 되어 중건重建하였으나 불과 백년이 지나지 않아 위로는 비가 새고 옆으로는 바람이 들이쳐 오늘 내일 기울어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가 되어 주전主殿인 황악黃嶽노스님은 마치 자기의 근심처럼 여김이 날로 깊어졌다. 이에 산중에서 합의하여 병진丙辰년(1856) 겨울에 곡식을 구걸하여 정사丁巳년(1857) 가을에 중신重新하니, 성상聖像은 비록 환희하는 마음이 없을지라도 용이나 천신天神들은 마땅히 경사스럽고 다행이라는 마음이 있으리라. 이제 무지개 같은 들보를 들어올려 육위의 노래를 부르노라 동쪽으로 들보를 던지니, 푸른 구름 피어올라 낭풍인 듯하여라 산가山家에 뛰어난 경치 없다고 말하지 말라, 몇 줄기 맑은 풍경소리 찬 하늘에 떨어지네. 서쪽으로 들보를 던지니, 낙서화상 많은 중생 제도하여 팔공덕수八功德水 가득한 구품연대九品蓮臺 위에는, 세상 벗어난 풍광에 행수行樹는나란하네. 남쪽으로 들보를 던지니, 천 길 날아내리는 폭포 푸르기는 쪽빛 같고 다시 보니 층층이 겹쳐진 바위 위에, 단풍잎 잎 사이로 보랏빛 안개로세. 북쪽으로 들보를 던지니, 노승의 수척한 그림자 북극을 향하고 바람 없이 노을 일어 산은 마치 흔들리는 듯, 천신天神은 내려와 부처님 집 보호하네. 위쪽으로 들보를 던지니, 구만리 먼 하늘을 어찌 가히 우러르랴 금빛 부처 옥호광玉毫光은 시방세계 비추어, 원만하게 널리 삼처三處에회향回向하네. 아래로 들보를 던지니, 열여섯 분 도분塗粉한몸 빛밤에도 사무치네 재앙 물리치고 복을 늘리며 온갖 능력 갖추어서, 오색빛 상서로운 구름 보좌寶座에 어리었네. 엎드려 원하옵건대, 상량上樑한 뒤로는 이름난 지역[名區:용문사가 자리한 곳]은 영원히 안정되고 비구들은 다 함께 화합하고 기뻐하며, 창가에서 경전을 읽으면 호랑이가 스스로 찾아와 법문을 듣고, 골짜기의 솔바람 소리에 봉황은 곡조에 맞추어 저절로 춤을 추며, 달빛 밝은 산 위에서 항상 꽃을 물고 오는 흰 새를 보고, 바람 고요한 수면에서는 자주 요지瑤池의 검은 원숭이[玄猿]를 만나게 하여지이다. 대청大淸함풍咸豊7년 정사丁巳(1857) 8월 25일은 허윤열隱虛允悅삼가 적다
상향각 상량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