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은 민머리의 성문비구형聲聞比丘形으로, 팔각형의 높은 대좌 위에 결가부좌하고 있다. 약간 상체를 앞으로 내밀고, 불신佛身과 따로 제작된 양 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댄 중품하생인中品下生印의 아미타수인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손의 형태는 조선후기 제작된 석가불釋迦佛을 제외한 대부분의 존상들이 공통적으로 취하고 있는 수인手印이다. 보살은 각이 진 얼굴에 가늘게 뜬 눈, 원통형의 코, 미소를 머금은 입, 길게 늘어진 귀를 가지고 있다. 목은 짧게 수평으로 새긴 형식적인 삼도三道를 새겨놓았다.
착의법은 두꺼운 대의 안쪽에 편삼扁衫을 입고, 대의자락이 오른쪽 어깨를 반달모양으로 덮고 팔꿈치와 배를 지나 왼쪽 어깨로 넘어가고, 왼쪽 어깨의 대의자락은 수직으로 내려와 복부腹部에서 편삼과 겹쳐져 있다. 이러한 겹쳐진 표현은 17세기 중반 이전에 제작된 목조불상에서 편삼이 대의 안쪽으로 접혀 들어가는 것을 사실적으로 조각한 것과는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하반신을 덮은 옷자락은 복부에서 앞으로 한 가닥의 옷주름이 넓게 펼쳐져 있고, 그 옆으로 3가닥의 옷주름이 자연스럽게 늘어져 있다. 대의 안쪽에 가슴을 가린 승각기僧脚崎는 윗부분을 완만하게 묶고, 대각선으로 접은 표현이 나타나 있다. 불상의 뒷면은 목 주위에 대의를 두르고, 왼쪽 어깨에 앞에서 넘어온 대의 자락이 조선후기 불상에서 늘어진 연판형과 다르게 표현된 점이 특이하다. 대좌는 3단으로 이루어진 팔각대좌로 중단을 둘로 나누어 각각 구름 속에서 여의주를 물고 날고 있는 용을 섬세하게 조각하였다.
지장보살의 협시인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은 본존의 적정한 신체비례에 비하여 얼굴이 무척강조되었다. 도명존자는 민머리에 합장을 하고, 각이 진 얼굴에 가느다란 눈, 오똑한 코, 작은 입 등을 가지고 있다. 청색 장삼 위에 붉은 색 가사를 왼쪽 어깨에서 대각선으로 자연스럽게 걸치고 있다. 무독귀왕은 문관복文官服에 꽃문양이 정면에 새겨진 원류관을 쓰고, 얼굴형과 이목구비耳目口鼻는 도명존자와 유사하다. 적색의 포밑으로 치마를 입고, 다리까지 길게 광다회廣多繪를 늘어뜨리고 있다. 두 손을 도포 속에 가리고 앞으로 내밀어 경궤經櫃를 들고 있다. 상들은 등 뒤에 장방형長方形의 복장공腹藏孔이 설치되었으나 뚜껑이 열린 것으로 보아 복장물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보살상은 복장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제작연대와 조각승을 밝힐 수 없지만, 대장전 목조삼존불좌상과 양식이 동일하여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미타후불목각탱의 명문銘文과 발원문 등에 이들 존상尊像이 1684년에 제작된 것으로 언급되어 지장보살 역시 1684년에 제작되었음을 알수있다. 뿐만아니라「속용문사적기續龍門事蹟記」에“……시왕상十王像의 조상과 금당金堂의판불版佛은 실로 신경神鏡대사의 힘에 의한 것으로……”라는 내용이 남아 있어 이러한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