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색 장삼에 붉은색 가사를 입고 염주와 주장자를 쥔 채 우측을 향해 앉아 있으며,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벽에는 등받이만 있는 의자에 기대고 앉아 있는 모습의 전형적인 19세기 진영이다. 넓은 이마에 이목구비는 비교적 뚜렷하며 주름은 절제된 감필묘減筆描이지만 선사의 기개를 느끼기에는 충분한 듯 보인다. 이 작품은 김룡사 정봉당 경현靜峯堂景賢, 응암당 지원應巖堂智圓, 대승사 구담당 전홍九潭堂展鴻진영과 옷 주름, 자세, 손 모양 등 그 형상이 거의 비슷하여 주목할 만한데, 특히 정봉당 경현과는 얼굴의 윤곽, 귀 모양 등까지 흡사하다.이처럼 19세기 후반에는 동일 초본을 활용한 듯 형상과 채색이 거의 같은 작품들이 일시에 대량 제작되며 작품마다 차별을 기하기 위해 상호 표현에 좀 더 중점을 두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작품 역시 법력으로 인해 정수리가 높이 솟은 듯 이마가 넓고 높으며, 눈동자가 크고 진하고 수염이 많은 것 등 선사의 개성을 잘 표현하였다. 황악당 상원黃岳堂相元은 화면 상단의 영제를 통해 청허 제 9세임을 알 수 있으며, 용문사 기일록忌日錄과 작품 뒷면에 기록된 전각 내 봉안 위치 등을 통해 볼 때 용파당 유현龍波堂有賢, 두암당 장홍杜巖堂壯弘과 비슷한시기인 19세기 중반에 용문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보인다.(辛)
청허제9세황악당대선사상원지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