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화는 극락암 법당에 봉안하기 위하여 아미타후불탱, 현왕탱과 함께 조성된 것이다. 최근 발견된 발원문에 의하면 용안비구 정민定敏이 양신, 유심有心등의 화승과 오광필吳光必, 신손이 辛孫伊등의 일반화사와 함께 그렸다. 정민은 사불산파四佛山派의 대표적 화승인 신겸信謙의 제자로 추정되지만 그다지 활발하게 활동하지 않아 작품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장시왕탱地藏十王幀은 죽은 자의 죄와 고통을 구제하기를 서원한 지장보살과 인간의 전생을 심판하여 사후에 태어날 곳을 정해주는 시왕이 함께 그려진 불화이다. 연화대좌 위에 편하게 앉아 있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4단으로 나눠 권속들을 좌우대칭 하였다. 화면 가장 아랫단의 연화대좌 앞에 선악동자善惡童子가 공양물을 들고 있으며 그 옆으로 원류관을 쓴 무독귀왕無毒鬼王과 승형의 도명존자道明尊者가 합장하고 있다. 그 옆에는, 각각 2위의 시왕이 홀을 쥐고 있으며 윗 단에는 6명의 시왕이 시립해있다.다시 그 위로는 두루마리를 든 판관, 마두, 우두옥졸의 모습이 보이며4단에는6위의 보살이 지장보살을 향하고 있다. 극락암 지장시왕탱은 주홍색을 주조 색으로 하여 녹색, 청색, 황색 등을 가미했으나 색감이 어둡다. 하지만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단을 나누어 일렬로 질서있게 존상들을 배치하는 구도는 화면에 안정감과 정돈된 느낌을 준다. 이러한 구성법은 1804년 수연守衍, 신겸 등이 제작한 혜국사惠國寺지장시왕탱地藏十王幀에서도 보여 19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禧)
법당 후불탱 원문
무릇 신심信心있는 출가인과 재가자들이 각각 유루有漏의 티끌같은 재산을 희사하여 함께 무루無漏의 좋은 인연을 맺었으니, 혹은 돌아가신 스승과 어버이가 영원히 고해苦海를 벗어나 극락세계에 태어나기를 바라오며, 혹은 자식이 없는 이는 자식이 생겨 끊임없이 이어지기를 바라오며, 혹은 삼재三災가 영원히 소멸하고 오복五福이 증가하기를 바라오며, 혹은 염불삼매에들어 아무런 장애 없이 정토淨土에 태어나기를 바라옵니다. 또 원하옵건대, 재齋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두 부처님과 보살들의 가피加被를 입고 여러 권속들이 함께 영화를 누리며, 함께 기뻐하며 찬탄하고 인연을 맺어 동참한 이들은 복덕과 수명이 늘어나고 정토에 태어나며, 화주化主를 담당한 비구들은 이러한 감화의 인연으로 부처님을 뵙고 법문法門을 들으며 불과佛果를 성취하여 널리 중생들을 제도하기를 바라오며, 사은삼유四恩三有와 법계法界의 원수진 이나 친한 이들이 다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기를 원하옵니다. 가경嘉慶17년임신壬申(1812) 12월 일
극락암 지장시왕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