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듣건대, 무릇 못가에 다가가 물고기를 부러워하는 것은 물러나 그물을 엮는 것만 못하고, 풍속을 살펴 만물을 교화하려 한다면 응당히 나아가 풍습을 물어야 한다고 하였다. 예부터 이와 같았으니 지금인들 어찌 그렇지 않겠는가. 용문사는 삼한三韓의 고찰이자 한 나라의 이름난 승지勝地이다. 누각은 겹겹하니 그대로 연화장세계蓮華藏世界이며, 위의威儀는 우뚝하니 어찌 보배로 장엄한 도량이 아니겠는가. 하물며 대장전大藏殿은 전각 안에 전각이 있어 흔히 있지 않은 2층이며, 윤장대輪藏臺를 설치한 위에 돌릴 수 있게끔 하여 무한히 예배할 수 있으니, 팔만대장경이 봉안된 곳이자 삼천대천세계에서 보기 드문 장관임에랴. 그러나 융성함과 쇠퇴함은 흔한 일이어서 향화香火가 거의 끊어지게 되었다. 이에 무진戊辰(1868)년에 일을 시작하여 정축丁丑(1877)년에 마치게 되었는데, 사군使君 홍공洪公의 따뜻한 도움과 암행어사 이공�公의 간절한 보살핌이 있었으니, (홍공은) 30민緡으로 일을 처음 시작하고 (이공은) 200냥兩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리하여 논을 사서 곡식을 거두게 되었으니 복밭[福田]에 씨를 뿌려 열매를 거두는 격이다. 아침 저녁으로 향 사루고 불 밝히며 항상 수명이 산처럼 높기를 빌고, 날마다 달마다 공양 올리며 복이 바다 같이 드넓기를 기원하니, 마치 밝은 거울에 사물이 그대로 비치듯 복을 받고, 흡사 씨앗을 심으면 싹이 나오듯 좋은 과보果報를 거두리라. 선남선녀들은 어디에서 인仁을 닦을 것인가? 벼슬한 이나 그렇지 않은 이나 불문佛門에 뜻을 둔다네. 황토(己卯:1879)년 윤3월 상순 사불귀객四佛歸客지호之乎삼가 쓰다. |
대장전 기일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