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태양은 만물을 비출 때 험난하지 않은 곳을 먼저 비춘다. 생각컨대 부처님께서 미혹한 중생들을 구제하실 때도 먼저 믿음이 있는 사람을 구제하시고, 장차 (태양이) 사사로움 없이 (만물을) 비추듯 남김없이 구제하시리라. 돈이나 쌀을 보답을 바라지 않고 바다처럼 많이 보시布施하면 하늘이 은연중에 내리는 복이 면면히 이어져 길이 먼 후손에게 미침은 마치 불이 있으면 마르고 물이 있으면 젖게 되는 것과 같아서 이치가 저절로 그러한 것이다. 이제 우리 군郡에 거주하는 장공張公이 재물을 희사하여 땅을 사서 절에 헌납하고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먼저 축원하고 소원하는 바가 모두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고 다만 돌아가신 부모님을 극락세계로 천도薦度하고자 할 뿐이었다. 공의 마음은 효도를 근원으로 하여 온갖 행실로 나아가는 것이리니, 그가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의 봉양함과 돌아가신 뒤 장례를 모심에 정성을 다하여 유감이 없었음을 가히 알 수 있다. 이에 감동하여 마치 메아리가 응하듯 몇 줄의 글을 간략히 쓰고 아름다운 이름을 나열하여 뒤에 오는 이들에게 보이는 바이다.
광서光緖갑신甲申년(1884) 9월 일 |
재일축원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