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을 향해 약간 측면으로 앉아 오른손에는 석장을 끼고 왼손에는 염주를 쥐고 있는 모습의 호월당 계호浩月堂戒晧진영이다. 호월당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으나 용문사 기일록忌日錄을보면19세기 후반에 활동한 충허당 두활充虛堂斗活의 앞에 기록되어 있어 비슷한 시기인19세기 후반에 활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진영에는 선사들이 주장자를 왼손에, 염주를 오른손에 들고 있는 예가 많으나 이 작품은 지물의 위치가 반대로 되어 있어 특이한데, 이러한 예는 봉정사 환성당 지안喚醒堂志安진영 등이 있을 뿐 작품의 수가 그다지 많지는 않다. 또한 이 작품은 오른편에 있는 주장자를 선사가 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른팔을 들어 가슴 부분에서 끼고 있는 것이 다른데, 단주를 쥔 왼손과 더불어 다소 어색하고 왜소하게 표현된 것이 아쉽다. 얼굴은 윤곽선을 비롯한 주름 선과 바림 등 전체적으로 붉은색인데, 뺨이 들어간 마른 얼굴의 깊은 주름과 날카로운 눈매는 선사의 수행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에 손색이 없다. 한편 선사의 앞에는 서상이 놓여 있는데, 그 위에는 선사가 평소 즐겨 사용한 듯한 경책함과 필통, 경전 등이 올려져있으며, 경함經函의 국화문, 다양한 색의 문방구들, 가사의 붉은색, 푸른색, 흰색 띠를 한꺼번에 묶은 것 등과 더불어 시선을 끈다. 현재 화면의 상단 가장 자리를 중심으로 불에 그을린 듯 손상되어 있으며, 훼손된 부분 아래로는 초본의 일부가 드러나 있다.(辛)
호월당대사지영 계호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