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은당 선일의 진영은 다른 진영과 마찬가지로 한손에 염주를 다른 손에는 주장자를 쥐고 오른쪽을 향해 약간 측면으로 앉아 있으며, 선사의 앞에는 경전이 펼쳐진 서상書床이 놓여 있다. 다소 갸름하고 긴 얼굴에 크고 두툼한 붉은 입술과 넓은 이마가 두드러지는데, 골상에 의해 생긴 주름은 간략히 표현하였으며 눈과 입가에만 약간 바림하였고 민머리는 먹으로 진하게 칠하였다. 군청색 장삼에 붉은 가사를 걸치고 있는데, 의습선衣褶線은 비교적 자연스럽고 뚜렷하게 표현하였다. 서상 위에 올려진 경전에는‘妙法○華經’이라고 쓰여 있어 그가 평소 즐겨 읽었던 경전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이렇게 경전이 올려진 서상을 선사 앞에 함께 그린 작품으로는 화담당 경화華潭堂敬和의 진영이 대표적이며, 그외에 용문사 진영인 호월당 계호晧月堂戒晧, 은허당 윤열隱虛堂允悅진영이 있다. 특히, 1868년에 제작된 용문사 은허당 윤열의 진영과는 경전이 올려진 서상, 옷 주름, 손 모양 등 상호를 제외한 그 형상이 흡사하여 주목할 만하며, 활동시기 역시 비슷한 것으로 보아 같은 시기에 제작된 것은 아닌가 여겨진다. 필은당 선일은 은허당 윤열과 함께 1868년 용문사 두운암 아미타후불탱의 증명으로 참여한 적이 있으며, 화면 오른쪽 방제를 통해 팔도도총섭八道都摠攝을 지냈음을 알 수 있다. (辛)
오대산적멸보궁수호겸팔도석품제일대각등계 도총섭 필은당대선사선일진영 
